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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대소녀와 할머니의 난투극을 보고 느낀 씁슬함과 젊은이들의 천국, 인터넷





기사 : http://news.nate.com/view/20101004n03204

동영상 :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848CA233A828D6A3914104CC676647DAE467&outKey=V1228078f7f5893561a00bb16f34ac9175d92b28dd67ea06320b3bb16f34ac9175d92



물론 앞뒤정황을 아는 사람이라곤 그 현장에 있던 사람 뿐이니, 어떠한 자세한 정황을 바탕으로 쓴 글은 아님을 밝혀 드립니다.



정황은 대략 이러하다. ( 편파적이지 않은 설명을 위해 아이= S, 어르신=O ) 라고 표현하겠습니다.


S를 보고 O가 흙묻으니 다리 치워라, 라고 이야기 했고,
S가 죄송합니다 라고 했지만, O가 재차 시비(?)를 걸었고, 그 후 S는 "나한테 뭘 원하는데 니가?" 라며 O에게 마구 소리를 지르다가,
O가 S의 머리를 뜯는 상황이 나온다... 

이 이상의 정황은 나도 알지 못해 말을 줄인다.
일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1. 시비(?)를 걸고, 애를 폭행한 할머니
2. 시비(?)를 건다고, 할머니에게 반말을 하며 소리를 지르는 중학생,
3. 그 상황을 구경만 하면서 동영상이나 찍고 있는 사람.


이 셋 모두에게 씁슬함을 느낀다.
마치 이게 지금 서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어르신께 말을 함부러 하는 자식을 만드는 환경을 제공한 사회 분위기,
더 큰일이 발생하기전에 말리는 사람도 없는 사회분위기,

얼마나 잿빛사회인가.
너와 나는 달라야하는 그런 사회. 안타깝다.
(아직 보수적인 도시에서 만약 아무리 어르신이 뭔 행동을 했다 할지라도, 아이가 저렇게 소리를 질렀다면, 어르신 손이 나가기도 전에 상황이 종료되었을 것이다)



모두 이야기 하면 길어질 것 같아, 현재 네티즌의 문제점과 "위험도"를 생각해본다..


요즘 예전처럼 어르신을 무조건 존경하지는 않는 세상에서 기존의 가치관을 가진 어르신과의 충돌이 큰 이슈다.
짧은치마 입었다고 어르신이 뭐 욕을 했다느니, 혀를 끌끌 찼다느니 해서 어르신을 비하하고 욕하는 글은 인터넷에서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런 피해를 쉬이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감하는 사람도 많거니와, 소위 "흥하는" 글이 된다.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사용자가 절대적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내가 쉰을 넘고 예순을 넘어 어르신이 된다면, 그때야 어르신들도 인터넷을 사용하는 세상이 오겠지만, 아직은 기껏해야 40대 이하가 네티즌의 주류를 이룬다.
(여기서 웃긴 것은, 어른들이 인터넷을 하고 글을 쓰고 리플을 다는 행위가 얕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글을 쓰고 공유하는 사람들은 젊은 세대.

하지만 그들에게 "천적"이 인터넷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점이 문제다.


어르신을 비하하거나, 특정 어린세대들을 잘못된 가치관을 공유해 버림에 있어서도, 전혀 부딪히는 가치관이 없다는 것이 현재 인터넷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하지만 그들은 인터넷을 통해 서로를 공감하고, 이것이 "현재 모두가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인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천적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서 편향된, 잘못된 정보의 유통이 초래하는 결과는 타블로의 마녀사냥으로 증명되지 않았는가 (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까페는 타블로가 가지고 있는 의혹들을 제기하고 논란을 크게 만드는 성향의 회원만 받고, 그에 반하거나 중립적인 모습을 띄는 회원들은 강제퇴장 당하였다." ). 그리고 나서 편향된 정보들만 보고 편향된 이야기만 들은 네티즌들은 13만명이라는 회원수를 찍게 되고, 일파만파 타블로를 향한 인신공격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편항된 정보를 많은 어린세대가 공유하고 공감한다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된다.
간단히 말해, 어르신을 비하하는 글을 얘기하자면,, 어르신이 자기 기준에서, 젊은 세대기준에서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글을 공유하게 되면, 다른 세대나 다른 의견을 존중할 기회도 잃어버린채, 그게 "맞는 말" 인것 처럼 받아 들여지게 될 것이다. 그게 옳은 일인가??


내가 크면 자식에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자식과의 정보 공유다.
내가 어른이 되고 자식이 생겼을때는 내가 적응 못하는 어떠한 매체가 나올지도 모른다.
나는 방에서 PC나 다른 기기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을테고, 인터넷이라는 것이 느리고 비효율적인 수단을 보는 우리 자식들이,
다른 어떠한 통신수단을 사용하고 잇을지 모른다.

그때, 나는 나의 자식과 "공유"를 해야한다. - 물론 "감시"하고는 전혀 다른 말이다.

그런 매체에서 얻은 말이나, 이슈, 또는 생각들을 공유하고, 같이 생각을 가꾸어 보는 것이다.
천적이 없다면 자기가 천적을 만들어서 생각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이제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너무나도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은 필터링이 없이 어린 자식들에게도 많은 정보들이 쏟아질테고, 필요한 것만 취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부모가 같이 이야기해봐서 필요한 것을 취하도록 하는 능력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생각의 균형을 맞춘다는 것은 결론이 없이 생각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태계에서 천적이 없으면 생태계가 무너지듯이,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회에서 천적이 서로 없다면, 편향된 가치관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되, 균형잡힌 가치관을 가지고, 선택을 해야,
그게 논리이고, 만인이 공감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혹시 이 글을 어린세대.. (뭐 나도 20대지만...)들이 본다면, 한번만 더 생각의 균형을 맞추는 일을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네티즌이 어떻게 말하느냐가 아닌, 이 글을 보고 현재 기성세대가 어떻게 생각할 수 있겠느냐, 또는 내가 1의 입장에 있다면 2의 입장에 잇는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 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중도는 우유부단이 아니라, 가치관의 폭과 유동성을 넓힐 수 있는 가장 큰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