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2009) :: 어머니의 사랑을 보고 혼란을 느끼다.

아 스포일 안하고 소개할라다가,
이것저것 적어봅니다.

마더 감독 봉준호 (2009 / 한국) 출연 김혜자, 원빈, 진구, 윤제문 상세보기

봉준호 감독의 마더.
괴물다음에 바로 나온 작품이라기엔 조금 어색할정도로 색깔이 다르고, 주제가 다를 것 같았다. 딱히 봉준호 감독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이유에 마더 DVD를 잡게 되었다. 표지의 분위기를 보아하니, 살인사건에 휘말린 아들을 감싸기 위해 백방 뛰어다니는 어머니의 모습이 나올 법 한데...

왜 마더일까?


첫째 떠오른건 국제 영화제에 출품하기 위해서, "엄마"보다는 "마더"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냥 대충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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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어머니의 사랑.

그게 무얼까?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 도준을 구했던 어머니는,
도준 대신에 가해자로 확정됐던 어린애 앞에서 오열하고..

도준이 교도소를 나왔지만, 거기는 지극한 사랑으로 백방 노력한 어머니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도와준 답례로 돈을 받았던 진태(진구)만이 도준을 데리러 왔을 뿐이다...

여기서 생각해본다.
어머니의 사랑이 무엇이냐.

어머니의 사랑은 어느 나라 시대를 불문하고 가장 아름다운 사랑으로 보편적으로 평가된다. 한마리의 동물로서 모성본능에 이끌린 몸부림...

그렇게 원하던 도준을 무죄로 석방시켰으나,
석방 이후로의 모습에서 어머니가 웃는 모습은 없다.

또,
다섯살때 사는게 너무 힘들어 박카스에 농약을 타고 같이 자살기도를 한 어머니...는 사랑일까? 아들을 보내고 뒤따라 가려고 아들을 먼저 먹였다는 어머니, 아들에게 그 박카스를 건낼때의 어머니는 어떤느낌이었을까? 그게 사랑인가?? 다르게 말하면, 아들은 건드리지 않고 자기만 박카스를 먹었다면, 그것이 사랑인가??

극도로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상황에서의 어머니를 보여주고, 그녀의 판단을 보여주면서 봉감독은 당신이라면? 우리가 이해하는 이런 행동, 이것이 사랑인가? 아니라면 무엇이 사랑인가? 사랑이라면 이게 맞는 행동인가? 하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우리는 그 앞에서 아무런 말도 입밖에 내지 못하고 벌벌 떨게 되는 것이다. 물론 봉감독도 정답은 가지고 있지 않다.

결론은 우리가 전부 벌벌 떨만한, 충분히 깊게 생각해 볼만한 문제라는 것이다.

자, 여기서 처음 던졌던 질문을 생각해보자.
왜 "마더"인가. 엄마 또는 어머니라고 해도, 충분히 국제 영화제에서 mother라고 번역해서 사영하면 될것이다. 하지만 왜 굳이 "마더"라고 제목을 달았느냐.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마더" 라고 지은 것은 외국으로 향한 방향이라기보다는 우리를 향한 방향이다.
어머니, 또는 엄마, 라고 했다면 전형적인 눈물을 쏟아낼만한 희생적인, 우리가 어떠한 행동도 손가락질 할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를 뜻하게 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렇기에 봉준호 감독은 "어머니" 또는 "엄마"라고 제목을 지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그런 제목을 짓고 이런 작품을 내놓았다면, 더욱 아이러니함을 강조시킬 순 있다.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어머니의 사랑을 그릴것이다 관객들에게 얘기하고, 이런 처참하고 안타까운 광경을 보여주는 것이 되겠지. 하지만 그보다 봉감독은 "마더"라고 제목을 제시함으로써 영화를 접하는 모든 이에게 간접적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리지만, 직접적으로 확신을 주지는 않은 효과를 낸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감독이 봉준호 감독인걸 떠나서, 이 작품은 간만에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다만 봉감독이 던지고자 하는것과, 그를 표현하기 위한 스토리의 구성이 완벽에도 가까운 모습이라 괜히 이름난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마치 추격자 처럼 별일 아닌 것에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과 우리에게 혼란스러움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적절한 스토리 구성, 영화를 마무리 하면서도 춤추고 있는 어머니와 관객들의 혼란스러움 사이에서 발생하는 아이러니...

나도 딱히 영화를 전문적으로 아는 사람이 아니라,
영화를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으로서,

이 영화로 인해 
어머니의 사랑에 대해서 무언가 기분나쁜 흔들림이랄까.... 하는 것을 얻었다. 간만에 느껴보는 고민과 어느정도의 혼란스러움이랄까,


"마더" 충분히 훌륭한 영화라는 의견에 한표를 던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