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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생각

KS 2차전, 박경완이 만든 네개의 플레이가 삼성을 무너뜨리다.








KS 2차전.

나는 박경완을 인정하지 않는다.
KS 2차전은 박경완 혼자 삼성을 잡았고 돋아 나는 싹도 제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데미지가 크다.

물론 삼성이 경기를 못 풀어나간 면은 있다.
4사구를 7개나 얻었지만, 1득점밖에 못한 삼성이니 더 긴말할 필요가 있겠나,

KS 1차전에서 박경완이 만든 "네 가지 사건"이 삼성이 경기를 힘들게 가져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사건:

5회, 좌완 작은 이승호는 4구와 사구를 연속으로 내며 삼성은 무사 1, 2루의 찬스를 만든다.
2:1로 한점 뒤진 상황이기 때문에 적어도 동점 이상을 만들어서 불펜 싸움으로 만들 절호의 찬스였다.

타석에는 최형우 무사 1, 2루에서 번트를 잘못대다가는 3루가 잡히는 불상사가 발생하기 때문에 번트 지시를 함부러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무리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결국 페이크 번트 앤 슬래쉬까지 펼쳐 보였지만 결과는 파울, 결국 삼진으로 물러난다. 그 뒤도 조금 전에 언급했듯이
2루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연달아 물러나면서, 무사 1, 2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 삼진을 솎아 냈다는 것은 작은 이승호의 호투도 있지만,
4구와 사구로 흔들리는 투수를 세타자 중 두타자를 삼진으로 모는 투수로 만들게끔 리드 한 것이 박경완이라는 얘기다.


두 번째 사건:

또 박경완의 흐름 차단은 6회에도 이어진다. 조동찬이 작이승호의 느린커브를 받아쳐서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낸다.
경기가 안풀릴때는 "발". 누구나 예상할수 있지만 좀처럼 막기 힘든 도루. 거기다가 1루주자에 조동찬 1사상황이므로
조동찬의 발을 모두가 믿고 있을 것이다. (10시즌 도루 5위에 랭크되어있는 조동찬) 하지만 자동태그가 되는 강한 송구로 조동찬이 2루에서 아웃되버린다.

1사 1루상황이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는 허탈한 상황.
분위기를 빼앗길 수 밖에 없다.


세 번째 사건:

7회, 역시 감이 좋은 박한이가 무사에 중전 안타를 치고 1루에 안착.
다음 타자들이 3, 4번으로 이어지는 박석민 최형우 타석이었고, 박석민은 오늘 안타가 두개나 있기에
충분히 기대할만한 상황이었다. 투스트라익, 여기서 선감독은 작전을 건다. "런 앤 힛" 오늘 안타를 두개나 친 박석민이기에 적어도 맞힐수는 있을 것이다.
라는 판단이었고 그건 옳은 판단이었다. 어제 홈런도 뽑았기에 적지않은 기대를 했을 것이나, 박석민은 가운데서 몸쪽으로 살짝 치우친 직구를 구경만 하고,
또 박경완은 정확한 송구로 박한이를 여유롭게 2루에서 잡게 된다.

무사 1루상황이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는 상황.
여기서 삼성은 분위기상으로나, 성적상으로나 경기를 완전 내 준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말의 부활의 조짐도 보이지 못한채, 이대로 경기를 내주는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순간이었다.


네 번째 사건 :

8회, 권혁의 등판, 이전 포스팅에도 적었듯이, 역시 선동렬감독은 권혁을 승부에 크게 상관없는 타이밍에 내보내서 영점 조절을 시키려고 한다.
의외로 첫타석 박정권을 삼진으로 처리하는 권혁. 스트라익도 어느정도 들어왔고 빠른 직구가 박정권의 좋은 감에도 베트가 밀렸으며,
바깥쪽 직구처럼 빠르게 오다가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가을남자 박정권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멘탈이 현재 무너져잇는 권혁에게 단비와 같은 경험.

이 경험으로 여세를 몰아, 8회말을 마친다면 이제 권혁에게서 멘탈문제를 반이상으로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여기서 터지는 박경완의 솔로 홈런.

워낙 권혁이 스트라익 던지는 거에 민감하다 보니까 슬라이더가 조금 높게 형성 되었고, 그를 놓치지 않은 박경완이 좌측담장을 넘겨버리는,
삼성에게, 삼성팬에게, 권혁에게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터뜨린다.

이 후 결국 권혁은 또다시 나주환을 4구로 보내버리고 정인욱으로 교체된다.
좌완 키플레이어인 권혁의 부활의 싹을 밟아버림으로써 삼성이 3, 4차전 경기를 풀어감도 어렵게 만들어버리는 순간이었다.




박경완의 오늘 성적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삼진-파울플라이-사구-좌홈, 딱 한번 홈런을 터뜨렸을 뿐이다.
기록에는 이렇게 밖에 남지 않지만, 박경완이 삼성에게 비수를 박은 것만은 틀림없다.

물론 모두 박경완 때문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박경완이 삼성에게 비수를 박았다" 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으리라.




정말 삼성팬인 나로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KS 2차전이었다.

하지만 3차전은 이긴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