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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생각

100502 오늘 경기를 정복한 오정복





오.정.복.

삼성팬으로서도 꾸준히 봤던 팬이 아니면,
아니, 팬이라고 해도 조금 생소한 이름의 선수.

86년생으로 2009년, 작년에 삼성에 입단한 외야수다.

사실 오정복을 키우려는 움직임은 작년부터 있었다.
검증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한 신인이 뜬금없이 출장기회를 몇번 잡고,
빛은 내지 못해서, 선감독의 용병술의 까임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다. (허승민 선수와 같이.._)

<오정복의 2009년 출장과 성적>


하지만 그런 다소 과감한 기용에도 이렇다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채,
2군에 내려가서 다시 한번 갈고 닦게 된다.


그리고 나서 이번 스프링켐프때 선감독의 선언

"이영욱이 톱타자"
내가 오정복을 눈여겨 보고 있진 않았지만, 선감독의 확언에 김상수, 오정복 선수등이 기회를 많이 잃을 것 같았다. 김상수 선수는 부상문제에다가, 작년에 체력적인 문제로 아직 프로에 적응을 잘 못하는 모습을 보여서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고, 오정복 선수 역시, 역시 아직은 안되는 구나.. 하는 시선들이 강했다. 아니, 그런 시선이 당연했다고 말하겠다.


2010 프로야구리그가 개막되고,
역시 선감독은 이영욱을 확언했던 데로 1번타자로 기용을 했고,
그 결과는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도 나쁘지 않다. 컨텍 능력을 향상시키고 빠른발을 이용해서,
정타로 맞은 안타뿐만이 아니라 내야 안타까지 마구 뽑아내며 테이블세터의 기량을 맘껏 보였다. 하지만 2군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이를 갈고 있는 선수가 있었으니,

우리가 잠시 잊을뻔? 했던 오정복 선수다.

<오정복 선수의 2군성적>

비록 2군이지만, 3할7푼을 치며 맹타를 몰아쳤다. 이 소문은 2군 성적까지 꽤나 신경쓰는 라이온즈 팬이라면 어느정도 퍼져있는 상태였으니, 감독귀에는 옛날에 들어갔었겠지. 안그래도 왜 오정복을 기용안할까? 라는 의문이 퍼지기도 전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되게 된다.


선감독의 감독자질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기에, 일단 오정복의 포텐셜 폭발의 바람은 뒤로 하고, 걱정부터 되었었다.
"혹시, 오정복이 오늘 성적이 안좋다면, 하이에나처럼 사람들이 물고 늘어지겠지..."

크아,
이런걱정을 날려버릴 오정복의 오늘의 성적,

<오늘 경기 결과와 오정복선수의 성적>


우와우.. 이보다 좋을 순 없다.
2회에 1군 올라와서 첫타석에서 1타점 적시타를 날린 이후로,
8회에는 6:7로 삼성이 뒤진 상황에서 변화구를 정확하게 받아친 동점포...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고 돌아온 10회 박진만이 볼넷을 골라 6:6동점에서 오정복 타선,
팬들은 "설마?" 를 여신 뱉어냈지만, 그 결과는 역시 설마였다.
몸쪽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볼넷으로 출루한 박진만을 불러들이는 투런포!!

결국 위와같은 7할5푼 4타점 2홈런의 성적으로 오늘을 마치게 된다.


스타선수는 한해에도 여러명이 여러번 반짝 거리기는 하지만,  오늘같이 알짜베기로, 또 항간의 나쁜소식의 대상이 되었던 선수가, 모든걸 떨쳐버리고 130여경기중에 1승을 삼성에게 선물했다는 것은, 감동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다음주에 선발기용이 된다고 할 지라도, 이와 같은 성적을 기대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오정복이라는 선수가 삼성을 떠받치는 수많은 푸른 사자들 중에 한명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앞으로도 응원할 것이라는 것에 의미를 둔다.



2군에서 오늘을 위해 갈고닦은 오정복 선수,
성적이 나쁘지 않은 이영욱선수를 내리면서까지
2군에서 갖 올라온 선수를 과감하게 투입한 선감독,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짜릿함을 느낀 모든 삼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