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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차가운 가슴으로 다루어야 할 KAIST 서남표 총장에 대한 비판

KAIST가 시끄럽다.


서총장의 징벌식 등록금 제도(성적이 특정 기준 이하면 성적에 따라 장학금을 반납해야 하는 제도)가 과감한 개혁이라는 언론의 찬사를 받기 얼마 가지 않아서, 

작년에도, 올해도 비보가 들리면서 많은 재평가 및 비판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에 따라 작년부터 굉장히 다양한 각도로 서총장에 대한 비판과 사퇴 촉구 요청이 나오고 있고, 특히 학생회로서는 큰 사업?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비판을 구성할 때 유의해야할 점이 있다.

우리만 공감가는 것이 아닌,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아닌, 이성적인 모습으로의 냉철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단은 서총장의 개혁이 그릇된 것이었나? 비 인간적인 것이었나?

사실 아니다.


"국민의 혈세로 등록금없이 공부하는 학생들이 만약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들은 장학금을 반납해야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정말 무서우리만치 완벽한 논리다. 반박할 여지가 전혀 없다.

하.지.만. 수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느끼는 부담감과 상대적 박탈감이 굉장히 컸고 그 때문에 굉장히 안좋은 슬픈 소식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저 제도가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수행하는 과정과 여러 삐걱거림이 있었는데도 적절한 대안을 세우지 못하고 강경하게 제도를 유지하여,

학우들이 비통해 할 굉장히 나쁜 결과가 일어나게 된 점에 대해서 서총장에게 책임을 지라고 이야기 해야 한다.


그.렇.다.면.

서총장을 비판할 때, 우리는 "비인간적인 정책을 내세웠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나?

카이스트 학생 내부에서는 공감을 샀다고 치자, 그렇다면 밖에 있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물론 최근 안좋은 일 때문에 그렇지 않다! 라고 이야기 할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도의에 어긋날 것 같기 때문인데, 이는 논리적인 판단에서 나오는 YES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징벌식 제도 자체를 "악"이라고 하기엔 반쪽짜리 의견일 수 밖에 없고, 이는 효과적인 비판이 되지 못한다.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우리도 알지 않는가!


하지만 아직도 학생회를 비롯하여 많은 학생들이 "서남표 총장"이 惡인것 처럼, 성적 미달자 등록금 반환제도(징벌식 등록금 제도)가 惡인 것 처럼,

이는 냉철하지 못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학생회를 비롯한 우리 학생들은 이제 한 걸음 물러나서 이야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감정에 호소하거나, 분노를 가진 맹목적인 비판이 아닌, 차가운 가슴으로 누구나 공감할 만한 fact만을 가지고 비판할 필요가 있다.


"징벌식 등록금 제도가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제도였고 이걸 시행시킨 서남표 총장 역시 그러하다"가 아니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처하지 못하여 학교를 이렇게 만든 총장의 단순한 리더십"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나아가 그것에 대한 책임으로 사퇴를 촉구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서총장은 그저 나쁜 사람이었다"는 10원짜리 교훈과 목적없는 분노 대신에,

과감한 교육정책과 그 정책의 시행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5월 3일...

학생회가 그린 만화를 보고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