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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닌자어쌔신으로 본 한국 문화력의 위치







비(정지훈)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닌자어쌔신이 꼭 잘되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정말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정말 재미나는 영화 뒤에 항상 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찝찝함... 답답함은 다름아닌

문화력

에 대한 생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쉽게 생각한다. 한, 중, 일을 놓고 생각할때는 우리나라의 위치는 중국보다 한참위고 일본과는 같거나 조금 뒤처진다고... 하지만 백방으로 살펴봐도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계는 넘사벽이라 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 물론 경제적인 규모 차이도 있겠지마는, 필자가 꼽는 가장 큰 차이, 속된말로 넘사벽의 단계에 있는 항목은 문화력이라고 생각한다.


문화력이라는 말이 적절한 표현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 각 문화가 가지는 특수성과 그 특수성이 다른 나라에도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말하는 것인데, 이를 비교하면 한국은 초라하기만 하다. 어디 외국나가서 "Korea"라고 물어보라, 무슨 얘기를 가장 먼저 할 것 같나?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직접 생각해보자. 만약 내가 외국사람이라면 Korea라는 소리를 들었을때 가장 먼저 무엇을 생각할것 같은지? 나는 더도 덜도 아니고 North Korea 문제부터 떠오를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참조: Korea 검색하면 72%가 북한이미지" http://www.newdaily.co.kr/html/article/2009/12/11/ARTnhn37541.html)


외국생활을 짧게 9개월정도 했었는데, 사람들이 물론 한국 독자적인 문화에 관심은 있지만 가장 크게 보편적으로 퍼진 이슈는 "북한"이다. 어쩌면 우리 남한이 북한보다 못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쉽게 말해 "북한에 의한 남한", "NORTH Korea라는 말로써 알수 있을 SOUTH Korea" 정도일 수도 있다. 왜그러냐? 다름아닌 문화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정말 우리나라의 전통을 알리겠다는 노력이 흔히 있어왔지만, 여간 쉬운일은 아니다. 우리의 전통 "김치"를 전세계에 알리겠다!!! 라고 하지만, 음식은 문화력에 있어서 작디 작은 한 부분일 뿐이고, 음식은 미미한 문화력을 가진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주요리(main dish)도 아닌, 보조요리 한국에서 말하는 반찬이 얼마나 큰 보급효과를 가질 것이며, 얼마나 강한 여파를 미칠것인가....



일본의 예를 보자. 외국을 나가보면 망가가 판을친다. 그 멀리 있는 핀란드에서도 나만보면 일본사람이냐 묻고, 일본 망가(나루토 등)을 좋아한다고 얘기한다. 또 일본의 암살조직을 칭하는 닌자. 이건 말 다했다. 옛날 유명한 만화인 닌자거북이도 이것을 토대로 만들어졌고, 현재 전세계 사람들은 닌자->일본 이라는 정확한 맵핑이 되어 있다. 쓰시가 인기있는 고급 식단 중 하나이고, 다른 나라에서 들여온 카레마저 일본식 카레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얼마나 부러운 사실인가!!! 한나라의 어떤문화가 아무런 강제력을 띄지도 않았는데 다른 문화, 아니 전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의 한부분이 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벅찬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사람들은 이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지도 않고 있는 것 같다. 기껏해야 삼성, 엘지 등이 외국에서 핸드폰 잘판다고 우리나라 좋은나라 라고 하며 입을 해벌쭉하고 있을때가 아닌걸 절실히 느껴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 출신이라는 기업들이 잘되서 세계에 명성을 떨치는 일은 자랑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건, 기업 브랜드이지, 문화력에 큰 파워를 심어주지 못한다. (여담으로 우리나라의 강한 사업, 휴대폰, 조선의 경우는 만들어서 결국 껍데기는 삼성을 여서 판다고 하지만, 안에 있는 부품들도, 기술들도 다 한국꺼냐? 그건 아니올시다. 특히 조선의 경우도 우리나라가 그 커다란 배를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 배는 만들지만, 결국 그 안에 들어가는 기술이나 운영 소프트웨어는 결국 외국에서 사들여서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한다. 다시 말해 정말 Korea만의 made in Korea 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우리가 일본은 우리와 비슷하거나 조금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이는 정말 절대적이다. 실로 많은 일본문화들이 그것이 일본의 것인지도 모르게 전세계가 알고 있도록 그 작은 섬나라가 세계를 바꾼 것이다. 이것을 일본에 대한 찬양이 아니다. 지금 상황을 함부러,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얘기다. 한국의 위치가 그 정도 될거라는 착각속에 빠져 살지 말라는 이야기다.



같이 생각해보자.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 얼마나 꾸며왔는가?, 아니 우리나라의 문화를 얼마나 사랑하는가?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려면 우리는 우리의 문화의 정체성을 확실히 파악하고 원석을 깎아내서 반짝거리는 보석의 부분을 보여주는 일이 필요하다. 그것의 빛깔과 색이 어떻더라도 그렇게 잘 다듬어진 보석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것이라도 하고 있나? 외국에서 한국전통음악을 들려달라고 해서 판소리나, 종묘재래악하나 들어보려고 검색해봤는데 쉬운일이 아니다. 더 최악인 것은 국악과 판소리 공연을 듣는것 보다 클래식을 듣는게 교양있고 멋진 사람이고, 우리나라 전통차를 마시면 촌스럽고 애늙은이 같은 짓이며, 밥값보다 더 비싼, 스타벅스 따위의 커피집에서 (커피 농장에 1%보다 적은 이윤이 돌아간다는 악마의 액체) 커피를 마시는게 낭만적이고, 있어보이는 행동이라는 그런 고정관념부터 우리나라에 잡혀있는데, 무엇을 바랄 것인가??? 전통 스포츠인 씨름이 망해서 이제 사라져갈 분위기가 형성되고, 우리나라 전통씨름의 챔피언이 하나 둘 외국 주최 이종격투기에 진출하는 것을 잘 보아 왔지 않은가? 지금 한국에서의 상황은 가히 절망적이다. 





문제는 이 문화력이 어떠한 노력에 의해서 뚜렷한 성장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다. 하루빨리 우리가 우리의 문화를 갈고 닦고, 우리의 문화에 긍지를 가지는 그런 마음으로, 마치 나무하나 기르듯이 물을 계속 주는 수 밖에 없다. 이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얘기하고자 한다. 당신이 밖에 나가서 외국인이 한국문화에 대해서 물어본다고 하면 뭘 먼저 얘기하겠는가?

김치?

그러한 답조차 뚜렷하게 없고 기껏해야 우리가 평소에 먹는 반찬하나 소개하려는 우리 자신을 부끄러워 해야한다는 얘기다. (여담으로, 솔직히 내가 김치라는 음식을 모르고, 그 김치가 중국이나 동남아 쪽의 전통음식이라고 먹어보라하면, 맵고 짠 느낌의 채소를 즐겁게 먹을수 있을까 의문이긴 하다. - 한국에 있는 지금에는 김치가 없으면 식사가 심심하기 까지 하지만...) 정말 언젠가는 우리 한국적인 것들이 유물과 역사서에 있는 이야기로 남고, 어느새 외국문화만이 뒤섞인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건 일제 강점보다 더욱 치명적인, 자체적인 의지에 의해 만들어진 식민지가 아니겠는가? (지금도 솔직히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자기도 모르게 받고 있다. 문화적으로 반 식민지라고 할 정도로, 미국의 문화가 마치 서양문화인것 처럼 받아 들이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력해보자. 나 역시도 매번 응원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세계에 어떻게서든 한국을 알리는 일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하고 있고, 적어도 외국에 친구들이 물어보면 자세하게 알아봐서라도 한국문화에 대해 소개하려고 하고 있다. 작은 것 부터 시작해서, 언젠가는 외국에 나가서 Korea를 외칠 날이 오리라고 생각해보고 있다. 그를 위해서 뭐든 열심히 노력해야겠지... 이 글이 쓰여지고 나서 몇 십년 뒤, 우리나라의 문화력이 세계에 닿아 세계문화의 한부분이 되고, 그 뿌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그것을 장황하게 설명할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무언가가 아쉬운 뱀한마리가 씀.

2009-12-07